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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이블

프랑스 와인과 보르도의 레드 와인

by 노자극 2024. 6. 21.

 

§ 프랑스 와인 기초 상식

 

프랑스 와인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지 정보이다.  먼저 프랑스 지도를 훑어보면서 주요 와인 생산지를 보며 지역별로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지 대략 살펴보자.


 - 알자스 : 주로 화이트 와인--->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 보르도 : 레드, 화이트 와인 ---> 소비뇽 블랑, 세미용, 메를로, 카베르네 쇼비뇽, 카베르네 프랑

 - 부르고뉴 : 레드, 화이트 와인 ---> 피노 누아, 가메, 샤르도네

 - 상파뉴 : 발포성 와인 --->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뫼니에

 - 코트 뒤 론 : 주로 레드 와인 ---> 쉬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 랑그도크 루시옹 : 레드, 화이트 와인 ---> 카리냥, 그르나슈, 쉬라, 생소, 무르베드르

 - 루아르 밸리 : 주로 화이트 와인 ---> 소비뇽 블랑, 슈냉 블랑, 카베르네 프랑

 - 프로방스 :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 ---> 그르나슈, 쉬라, 무르베드르, 생소, 클레레트 블랑쉬

 

출처 와인 바이블 (케빈 즈랠리)

 

와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으레 한두 번쯤은 프랑스 와인을 접하게 된다. 프랑스는 와인 양조 역사가 수천 년에 이르며 지역별로 포도 품종이 매우 다양하고, 와인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프랑스 와인이 명성을 얻은 것은 바로 품질 관리 때문이다.

 

>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프랑스 정부에서는 이 법을 통해 와인 제조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렐레'가 너무 길어서 번거롭다면 AOC라는 약칭으로 불러도 된다. 

 프랑스에서는 1930년대에 AOC 규정이 제정되어 와인 생산지별로 최소한의 생산 조건이 정해져 있다. 원산지, 포도 품종, 알코올 함량 최소치, 포도 재배 방식 등을 규제하여 프랑스 와인의 라벨에도 명시하고 있으며 프랑스 와인의 약 45%가 AOC 등급 조건을 갖추고 있다.

 

> 뱅 드 페이 Vins de Pays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등급이다. 프랑스에서는 1979년에 이 등급을 신설하면서 품질 규제 규정을 느슨하게 풀었다. 즉, 특정 지역 고유 품종이 아닌 포도 품종의 사용을 허용하고, 심지어 와인 메이커가 와인 라벨에 지역명 대신 포도 품종을 와인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용했다. 미국 시장에 와인을 수출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변화로 인해 와인 판매가 더 수월해졌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샤르도네 같은 포도 품종을 보고 와인을 구매하는 추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뱅 드 타블 Vins de Table

 이 등급의 와인은 대체로 테이블 와인이며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35%를 차지한다. 프랑스 와인의 대부분은 간편한 음료처럼 즐기는 용도로 나온다, 뱅 드 타블에 속하는 와인 대다수는 상표명을 내세워 팔리며 값싼 캘리포니아 저그 와인의 프랑스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와인을 사러 프랑스 식료품점에 들어갔다가 라벨도 없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와인을 보더라도 놀라지 말자. 레드 와인인지 화이트 와인인지 로제 와인인지는 플라스틱 용기에 비치는 색을 보고 구분해야 한다. 용기에는 달랑 알코올 함량만 표기되어 있는데 대체로 9~14%대 수준이다. 

 와인을 살 때는 뱅 드 페이와 뱅 드 타블의 등급 구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 등급에 따라 질과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 보르도의 레드 와인

  프랑스 보르도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역사가 풍부한 곳이자 와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장이다. 또 보르도는 부르고뉴보다 땅의 구획 규모가 더 크고 소유주도 더 적기 때문에 공부하기가 훨씬 더 쉽다. 보르도는 약 57개의 생산지에서 AOC 등급의 상급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중 다음의 4곳이 기억해 둘 만한 레드 와인 생산지다.

 

 그라브/페삭 레오냥 : 1만 2849 에이커, 레드 와인과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모두생산

 메독 : 4만 656 에이커, 레드 와인만 생산

 생테밀리옹 : 2만 3062 에이커, 레드 와인만 생산

 포므롤 : 1986 에이커, 레드 와인만 생산 

 

 부르고뉴에서는 와인 메이커들이  레드 와인 양조 시 대부분 100% 피노 누아를 쓰는 반면, 보르도는 거의 예외 없이 여러 포도를 블랜딩 하여 레드 와인을 만든다. 대체적으로 분류할 때 가론강의 서쪽이나 좌안에 위치한 마을과 지역에서난 카베르네 쇼비뇽 포도를, 도르도뉴강의 동쪽이나 우안 지역에서는 메를로를 주된 원료로 쓴다.

 보르도의 와인 등급은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보르도

 보르도의 AOC  와인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 맛 좋으면서도 비싸지 않고 일관성이 있어 평상시 와인으로 애용되고 있다. 이런 와인은 특정 지역이나 포도원보다 무통 카데 Mouton-Cadet와 같이 브랜드명이나 마찬가지인 상품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역명

60개의 특정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생산된 와인만이 포이약이나 생테밀리옹 같은 지역명을 표기할 수 있다. 이 등급의 와인은 라벨에 '보르도'만 표기된 와안보다 더 비싸다.

 

지역명 + 샤토 (포도원)

샤토 와인으로 개별 포도원에서 생산한다. 보르도에는 7000개가 넘는 샤토가 있다. 일찍이 1855년 보르도에서는 샤토별로 공식적인 품질 등급을 부여했는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등급을 부여받은 샤토는 수백 곳에 이른다. 메독을 예로 들면 최상급 샤토 61곳은 '그랑 크뤼 클라세 Grand Cru Classe'로 불리고  있다. 또한 메독의 샤토 246곳은 그랑 크뤼 클라세보다 한 단계 아래인 '크뤼 부르주아 Cru Bourgeois'의 등급을 부여받았다. 다른 지역들 역시 나름의 등급 체계가 있다.

 

 샤토

 대부분의 사람은 샤토 Chateau라고 하면 페르시아 융단과 귀한 예술품과 골동품으로 치장되고 굽이진 언덕의 포도원으로 둘러싸인 웅대한 저택을 떠올리지만 대다수의 샤토는 그런 상상 속의 모습관과는 거리가 멀다. 샤토는 커다란 영토에 자리 잡은 저택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차 두대를 수용할 만한 차고를 갖춘 수수한 저택이기도 하다.

 샤토 와인은 보통 보르도의  최상급 와인으로 여겨진다. 가격도 가장 비싸서 그랑 크뤼 클라세급 중 몇몇 유명한 와인은 세계 최고의 가격을 호가하기도 한다. 샤토의 수는 수천 개에 이르러서 모두를 외울 수는 없으니 가장 대표적인 등급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메독

 

1. 그랑 크뤼 클리세

 나폴레옹 3세는 1855년 만국박람회에 대비해 와인 중개상들에게  프랑스를 대표할 최상의 와인을 골라달라고 의뢰했다. 중개상들은 이 등급 분류가 공식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된다는 조건하에 등급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런 후 가격에 따라 상위에 드는 메독 와인들에 등급을 매겼는데 이 당시만 해도 가격은 곧 품질이기도 했다.

 이런 식의 새로운 등급 체계에 따라 최상위습, 즉 크뤼급 포도원 4곳 (현재는 5곳)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1등급', 그다음으로 뛰어난 14곳의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2등급이 되는 식으로 5등급까지 등급이 매겨져서 1955년 공식 등급 분류로 귀결되었다. 

 

 - 1등급 프리미에 크뤼 :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투르, 샤토 마고, 샤토 오 브리옹, 샤토 무통 로칠드

 - 2등급 되지엠 크뤼 : 샤토 로장 세글라, 샤토 로장 가시, 샤토 레오빌 라스 카스, 샤토 레오빌 푸아페레, 샤토 레오빌 바르통, 샤토 뒤르포르 비방, 샤토 라콩브, 샤토 그뤼오 라로즈, 샤토 브랑 캉테낙, 샤토 피숑 롱그릴 바롱, 샤토 비숑 롱그릴 랄랑드, 샤토 뒤크뤼 보카이유, 샤토 코스 데스투르넬, 샤토 몽로즈

 - 3등급 트르와지엠 크뤼 : 샤토 지스쿠르, 샤토 키르완, 샤토 뒤상, 샤토 라그랑쥬, 샤토 랑고아 바르통, 샤토 말레코스 생텍쥐페리, 샤토 팔메, 샤토 라 라귄, 샤토 데스미라일, 샤토 칼롱 세귀르, 샤토 페리에르, 샤토 달렘므, 샤토 보이드 캉테낙

 - 4등급 카트리엠 크뤼: 샤토 생 피에르, 샤토브라네르 뒤크뤼, 샤토 탈보, 샤토 뒤아르 밀롱 로칠드, 샤토 푸제, 샤토 라 투르 카르네, 샤토 라퐁 로셰, 샤토 베이슈벨, 샤토 프리위레 리쉰, 샤토 마르키스 드 테름

 - 5등급 생퀴엠 크뤼: 샤토 퐁테 카네, 샤토 바타이에, 샤토 그랑 푸이 라코스트, 샤토 그랑 푸이 뒤카스, 샤토 오 바타이에, 샤토 린치 바주, 샤토 린치 무사, 샤토 도작, 샤토 다르마약, 샤토 뒤 테르트르, 샤토 오 바주 리베랄, 샤토 페데스클로, 샤토 벨그라브, 샤토 카망삭, 샤토 코스 라보리, 샤토 클레르 밀롱 로칠드, 샤토 크루아제 바주, 샤토 캉트메를로

 

2. 크뤼 부르주아

 메독의 크뤼 부르주아는 1920년에 처음 제정되었으나 1855년 공식 등급 분류처럼 변하지 않았다기보다 그동안 몇 차례 개정되었다. 그에 따라 1932년에는 444곳이 지정되었으나 1962년에는 94곳밖에 지정을 받지 못했다. 메독과 오메독의 가장 최근의 크뤼 부르주아 등급 부여는 2010년에 실행되었고 246곳의 샤토가 지정받았다. 2000, 2003, 2005, 2009, 2010, 2015년 빈티지의 높은 품질 때문에 현재 시중에 출시되는 크뤼 부르주아 등급의 와인 중 가성비 최고에 드는 와인들도 종종 있다. 

다음의 생산자들을 주목해 볼 만하다.

 샤토 그레이삭, 샤토 당글뤼데, 샤토 드 라마르크, 샤토 드 페즈, 샤토 라 카르돈, 샤토 라로즈 트랭토동, 샤토 라베고르스 제데, 샤토 레조름 드 페즈, 샤토 레조름 소르베, 샤토 마르뷔제, 샤토 메이네, 샤토 몽브리종, 샤토 비유 로뱅, 샤토 샤스 스플린

 

>>그라브

 가장 유명한 샤토는 1855년 등급 분류에서도 이미 본 샤토 오 브리옹이다. 이외에 다음과 같은 곳도 1959년에 그랑 크뤼 클라세 등급을 받은 그라브의 우수 레드 와인 생산지다. 

 - 도멘 드 슈발리에, 샤토 드 피외잘, 샤토 라 미숑 오 브리옹, 샤토 라 투르 마르티야크, 샤토 부스코, 샤토 올리비에, 샤토 카르보니외 

 

>> 포므롤

 이곳은 보르도의 최상급 레드 와인 생산지 중 규모가 가장 작은 지역이다. 포므롤의 와인 생산량은 생테밀리옹 와인 생산량의 15%에 불과하다. 그래서 포므롤 와인은 희귀하고 어쩌다 눈에 띄더라도 비쌀 것이다. 포므롤의 레드 와인은 메독 와인과 비교해서 보다 부드럽고 풍미가 풍부하며 음용 적기가 더 빠르다. 포므롤에는 공식적인 등급 분류가 없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최상급 포므롤 와인이다. 

- 비유 샤토 세르탕, 샤토 네냉, 샤토 가쟁, 샤토 라 푸앵트, 샤토 라 콩세이앙트, 샤토 라 플뢰르 페트뤼스, 샤토 라투르 아 포므롤, 샤토 라플뢰르, 샤토 레방질, 샤토 보르가르, 샤토 르 팽, 샤토 부르퇴프, 샤토 프티 빌라주, 샤토 클리네, 샤토 플랑스 등

 

>> 생테밀리옹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손꼽히는 생테밀리옹은 와인의 생산량이 메독과 비교해 3분의 2 정도다. 생테밀리옹의 등급 분류는 메독의 등급 분류 이후로 1세기가 지나서야 매겨졌는데 이 등급 분류에서 메독의 크뤼 클라세 와인에 필적하는 1등급 와인은 모두 18개이다.

 - 프리미에 그랑 크뤼 클라세 A등급 : 샤토 슈발 블랑, 샤토 앙젤뤼스, 샤토 오존, 샤토 파비

 - 프리미에 그랑 크뤼 클라세 B등급 : 샤토 라 가플리에르, 샤토 라 몽도트, 샤토 라르시 뒤카스, 샤토 발랑드로, 샤토 벨레르 모낭쥐, 샤토 보 세쥐르 베코, 샤토 보세쥐르 뒤포 라가로스, 샤토 카농, 샤토 카농 라 가펠리에르, 샤토 클루 푸르테, 샤토 트로트비에유, 샤토 트로프롱 몽도, 샤토 파비 마캥, 샤토 피작

 

40년 사이에 와인 세계에서 나타난 가장 극적인 변화는 보르도의 최상급 샤토 와인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다. 1985년에만 해도 보르도의 가장 중요한 시장은 영국이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미국인들과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보르도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오늘날에는 아시아가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홍콩, 중국에서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최상급 보르도의 가격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편 1970년 이후 최상급 샤토의 높은 품질 기준이 보르도의 나머지 샤토에까지 서서히 전파되면서 현재 보르도 전 지역에서 보르도 사상 최고의 품질의 와인을 빚고 있다. 특히 메독, 생테밀리옹, 그라브, 코트 드 부르, 코트 드 블레 같은 지역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