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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이블

주정 강화 와인

by 노자극 2024. 9. 11.

 

주정 강화 와인은 2단계 과정을 거쳐 양조 된다. 먼저 베이스 와인을 만든 다음 중성 브랜디(증류 와인)를 첨가해 알코올 함량을 높인다. 이때 중성 브랜디의 첨가 시점에 따라 당도가 달라진다. 주정 강화 와인은 종류에 따라 다른 색의 포도를 쓰기도 한다. 셰리는 청포도를 원료로, 포트는 여러 적포도를 블렌딩해 쓴다.

 

1. 셰리

포트와 셰리는 세계의 2대 주정 강화 와인이다. 이 와인들은 공통점도 많지만 각각의 최종 스타일에서는 차이가 크다. 포트와 셰리는 중성 브랜디를 첨가하는 시점에서 갈린다. 포트는 발효 중에 중성 브랜디를 첨가한다. 이떄 첨가된 알코올 성분이 효모를 죽여 발효를 중단시키는데, 포트가 비교적 달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셰리는 발효 후에 브랜디를 첨가한다. 알코올 함량은 포트는 20%, 셰리는 18% 정도다. 먼저 셰리부터 얘기해 보자. 셰리는 일조량이 풍부한 스페인의 남서부 지역에서 생산된다. 특히 다음의 세 마을이 연결된 삼각지대가 1등급 셰리의 생산지다. 

 산루카르 데 바라메다, 푸에르토 데 산타 마리아,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

 

셰리라는 영어식 와인 명은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의 옛 스펠링인 'Xeres'의 영어식 발음에서 유래된 것이다. 셰리의 원료로 쓰이는 주요 포도 품종은 팔라미노, 페드로 히메네서 이 두 가지이다.

 

셰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만사니야,피노, 아몬티야도, 올로로소, 크림

 

셰리의 세계에서는 PX는 페드로 히메네스 포도의 약칭으로 통한다. 크림 셰리는 PX와 올로로소를 블렌딩한 것이다.

 

§ 산화 제어

와인을 만들 때는 양조 과정 중에 와인에 산소가 유입되지 못하게 하려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바로 이런 산소 유입이 와인을 셰리로 변신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셰리를 양조할 때는 일부러 산소를 유입시키기 위해 와인을 통에 3분의 2까지만 채운 후 공기가 유입되도록 마개를 느슨하게 막는다. 그런 다음 통을 보데가, 그러니까 지상에 설치된 와인 저장소에 놔둔다. 이 저장 과정에서 와인의 일부가 증발는데 이런 증발분(일명 '천사의 몫')이 매년 최소 3%에 이른다. 

 

§ 솔레라 공법

 셰리 양조의 다음 단계는 솔레라 공법을 활용하는 이른바 '프랙셔널 블렌딩 fractional blending'이다. 같은 크기의 통들을 숙성 연수별로 층층이 쌓은 다음 수평 수직으로 파이프를 연결하여 제일 오래 숙성된 최하단의 술통에서 일정한 양만 빼서 병입하는 연속 블렌딩 방식이다. 병입 단계에서는 각각의 통에서 절대 3분의 1이 넘지 않는 양의 와인을 추출시켜 새로운 빈티지의 와인이 채워질 공간을 만다. 이런 식의 블렌딩은 '모(母)'와인을 베이스 와인으로 사용하고 더 어린 와인으로 생기를 더해주면서 셰리의 '하우스' 스타일에 일관성을 부여해 준다.

 

§ 셰리 구입 요령

 생산자를 보고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 포도를 구입하고 블렌딩을 하는 사람은 생산자이기 때문이다. 다음 10개의 생산자가 수출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곤살레스 비아스, 산데마, 세이보리 앤 제임스, 에밀리오 루스타우, 오스본, 윌리엄스 & 험버트, 이달고, 크로프트, 페드로 도멕, 하베이스

 

§ 셰리의 보관

 셰리는 개봉 후에도 보통 테이블 와인보다 오래간다. 높은 알코올 함량이 방부제 역할을 해주는 덕분이다. 하지만 한번 개봉하고 나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셰리를 최상의 상태로 마시려면 개봉한 병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2주 안에 다 마셔야 한다. 만사니야 셰리와 피노 셰리는 화이트 와인과 같은 식으로 하루 이틀 안에 마신다.

 

2. 포트

 포트는 포르투갈 북쪽 지바인 도루가 생산지다. 최근에는 '포트'라는 명칭의 남용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포르투갈산 정통 포트의 명칭을 포트의 항구 도시 '오포르투 Oporto'의 이름을 딴 '포르투 Porto'로 변경했다. 포트는 발효 중에 중성 브랜디를 첨가하며 이때 발효가 중단되면서 9~11% 정도의 잔당이 남겨진다. 포트가 달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트는 두 종류로 나뉘며 스타일이 다양하다.

오크통 숙성 포트
루비 포트 빛깔이 진하고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는 스타일. 어린 논 빈티지 와인을 블렌딩.
토니 포트 비교적 가볍고 섬세한 스타일. 여러 빈티지의 와인을 블렌딩.
에이지드 토니 오크통 숙성을 거치며 숙성 기간이 더러 40년을 넘기도 하는 스타일. 고가이다.
콜헤이타 단일 빈티지로 빚어 최소 7년의 나무통 숙성을 거치는 스타일. 가장 고가이다.

 

병 숙성 포트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 단일 빈티지로 빚어 4~6년 병 숙성을 거치는 스타일. 빈티지 포트와 비슷하지만 더 가벼워서 출시되자마자 디캔팅 없이 바로 마시기에도 무난한 스타일.
빈티지 캐릭터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와 비슷하지만 더 뛰어난 해의 빈티지 와인들을 블렌딩해서 빚는 스타일.
퀸타 단일 포도원의 포도로 빚는 스타일로 가장 고가의 포트와인이다.
빈티지 포트 나무통에서 2년 숙성 후 병 속에서 장기간 숙성을 거치는 스타일.

 

오크통 숙성 포트는 병입 후 바로 마실 수 있으며 숙성을 시켜도 맛이 더 좋아지지 않는다. 반대로 병 숙성 포트는 병입 이후에도 숙성이 이뤄지면서 맛이 더 좋아진다. 포트의 빈티지는 제조사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2003, 2007, 2011년은 대다수 생산자들이 빈티지로 선언했으나 그 사이의 해들은 상당수의 생산자들이 빈티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뛰어난 빈티지 포트는 빈티지의 우수성에 따라 티지 해 이후로 15~30년 후가 음용 적기가 된다. 

 

§ 포트 구입 요령

 셰리와 마찬가지로 포트도 포도 품종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블렌딩을 정한 다음 가장 신뢰할 만한 생산자를 찾아보길 원한다. 주목받는 포트 생산자들은 다음과 같다.

 

니에푸르트, 다우, 라모스 핀토, 로버트슨스, 산데만, 와레스, 콕번, 처칠, 콥케, 퀸타 도 노발, 퀸토 도 베수비오, 크로프트, 폰세카

 

포트는 병 안에 침물이 있을 가능성이 많으로 마시기 전에 디캔팅을 하면 그 맛을 더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또 셰리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함량이 높아서 개봉해도 보통의 테이블 와인보다 오래간다. 다만, 최적의 상태에서 음미하려면 개봉 후 일주일 안에 다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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