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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이블

스파클링 와인

by 노자극 2024. 9. 9.

 

현재 스파클링 와인 시장은 캘리포니아가 절반 이상 차지하면서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샴페인도 여전히 판매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프로세코와 더불어 프란치아코르타도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이런 추세에서 스페인의 카바나 프랑스의 크레망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면 지금부터 스파클링 와인을 통틀어 가장 인기 높은 샴페인의 세계부터 들여다보자.

 

1. 샴페인

 

샴페인은 신년 전야, 생일 등의 기념일에 즐겨 마시는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는 바로 그 와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만 이해해서는 샴페인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엄밀히 말해 샹파뉴 Champagne(영어식 표기는 '샴페인') 프랑스의 한 지역명이다. 프랑스 '북단'의 와인 생산지로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이런 지역 위치는 중요하다. 샹파뉴 지역을 비롯해 비교적 서늘하고 북방 기후대에 속하는 기후대에서는 포도가 다른 대다수 지역에 비해 산도가 더 높다. 샴페인의 신맛은 와인에 상쾌함을 선사해 줄 뿐만 아니라 수명을 늘려주기도 하는 요소다. 

샹파뉴의 와인 생산지는 크게 다음의 네 구역으로 나뉜다.

 

 - 랭스 산악지대

 - 마른 계곡

 - 오브Aube

 - 코트 데 블랑 

이 네 구역의 포도원 총적은 4만 3680에이커이며 이곳에서 2만 명이 넘는 재배자가 포도를 재배해서 약 250개의 네고시앙, 즉 제조사에 판다.

와인 메이커들이 샴페인의 원료로 쓰는 포도는 다음의 세 가지다.

 - 샤르도네 27%, 피노 뫼니에 35%, 피노 누아 38%

 

프랑스에서는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일부 미국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스파클링 와인 라벨에 샴페인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 라벨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식 샴페인과는 비교도 안 되니 주의해야 한다.

샴페인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 논 빈티지/멀티풀 빈티지 : 두 해 이상의 빈티지를 블렌딩. 생산되는 샴페인의 80% 이상은 빈티지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 여러 해의 와인을 블렌딩해 만들었다는 말이다.

- 빈티지 : 한 해의 빈티지로만 제작. 빈티지 샴페인은 해당 빈티지의 수확물 100%를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

- '프레스티지' 퀴베 Prestige Cuvee : 한 해의 빈티지로만 제작

 

다른 대다수 와인 업계와 달리 개별 하우스가 각자 빈티지 해로 선언할 것인지를 직접 결정하기 때문에 모든 해가 빈티지 해가 아니다.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은 대체로 다음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 최상급 마을의 최상급 포도로 만들 것

- 포도의 첫 압착 즙으로 만들 것

- 논빈티지 샴페인보다 오랜 기간 병 숙성 과정을 거칠 것

- 빈티지 해에만 만들 것

- 소량만 생산

 

§. 메토드 샹프누아즈

샴페인을 만드는 방법은 일명 '메토드 샹프누아즈 Methode Champenoise'라고 부른다. 샹파뉴 외의 지에서는 이런 양조법을 '메토드 트라디시오넬 Methode Traditionnelle', '클래식 메소드 Classic Methode', '메토드 트라디시오날 Methode Tradicional' 등으로 부른다. EU에서는 '메토드 샹프누아즈'라는 명칭을 샹파뉴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메토드 샹프누아즈의 10단계 과정은 다음과 같다.

수확 :  수확은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에 한다.

포도 압착 : AOC 규정에 따라 두 번쨰 압착한 포도즙까지만 쓸 수 있다.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은 보통 첫 압착 즙만 쓴다. '타이유taille', 즉 두 번쨰 압착즙으로는 퀴베(첫 압착 즙)와 블렌딩해 빈티지나 논 빈티지 샴페인을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발효 : 머스트가 와인으로 거듭나는 단계다. '당분 + 효모 = 알코올 + 탄산가스' 임을 기억하자.

대다수의 샴페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차 발효를 거친다. 이 1차 발효는 2~3주 걸리며 이때 탄산가스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면서 스틸 와인(기포가 없는 일반적인 와인)이 만들어진다.

블렌딩: 샴페인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다. 여기에 쓰이는 스틸 와인 각각은 단일 마을에서 생산된 단일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이 단계에서 와인 메이커는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리는데, 다음은 그중 가장 중요한 결정 사항들이다.

 - 세 가지 포도 품종 중 어떤 품종들을 어떤 비율로 블렌딩할 것인가?

- 어떤 포도원의 포도를 쓸 것인가?

- 어떤 해 혹은 어떤 빈티지의 와인을 섞을 것인가? 그해 수확한 포도로 빚은 와인들만 섞을 것인가, 아니면 여러 해 빈티지의 와인들을 같이 섞을 것인가?

 

리퀴르 드 티라주 : 블렌딩 과정이 끝나면, 2차 발효를 위해 설탕과 효모를 혼합한 이 리퀴 드 티라주를 섞어 넣고 병에 담아 임시 병마개로 막는다.

2차 발효 : 2차 발효 중에는 탄산가스가 병 속에 그대로 남아 기포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병 속에 자연적인 침전물(찌꺼기) 생기기도 한다.

숙성 : 찌꺼기를 그대로 둔 채로 숙성시키는 이 숙성 기간은 와인의 품질을 크게 좌우한다. 논 빈티지 샴페인은 병입 후 최소한 15개월을 숙성시켜야 하고 빈티지 샴페인은 병입 후 최소한 3년을 숙성시켜야 한다.

리들링(찌꺼기 처리) : 이제 와인병들을 A자 모양으로 경사진 나무판의 구멍들에 병목 쪽을 아래로 하여 하나씩 꽂는다. 르미외르, 즉 리들러 riddler(와인병을 정기적으로 돌려 찌꺼기 가라앉히기 작업을 하는 사람)가 샴페인 병이 꽂힌 나무판을 둘러보면서 병 하나하나를 약간씩 돌려주는 동시에 경사도를 조금씩 높이며 세워준다. 이런 식으로 6~8주 후면 병은 거의 거꾸로 세워지면서 찌꺼기가 병목으로 모이게 된다(이 방법은 프랑수아 클리코의 미망인 바브 니콜 퐁사르당이 1816년에 고안해 낸 것이다).

디스고르징Disgorging(찌꺼기 제거) : 병 입구를 아주 차가운 염수 용액에 담가 얼린 다음 임시 병마개를 제거하면 언 찌꺼기가 탄산가스의 압력에 밀려 튀어나온다.

도자쥐Dosage(첨가제 보충) : 찌꺼기 제거 후에 와인과 설탕 혼합액을 병 속에 섞는다. 이때 와인 메이커의 결정에 따라 샴페인이 스위트한지 드라이한지가 정해진다. 

병의 재밀봉 : 임시 병마가 아닌 진짜 코르크 마개로 병을 밀봉한다. 그다음엔 뮤슬렛muselet이라고 부르는 철사로 병목을 감고 코르크 위로 메탈 캡을 씌운다.

 

샴페인의 양조는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이다. 샴페인이 다른 우수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류에 비해 대체로 가격이 비싼 것도 다 이런 이유 탓이다. 내용물이 압축되어 담기는 까닭에 보통의 와인병보다 두껍고 단단한 병을 써야 한다는 점 역시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 다양한 샴페인의 스타일

통칙 : 블렌딩할 때 청포도가 많이 들어갈수록 더 가벼운 스타일이, 적포도가 많이 들어갈수록 더 풀한 스타일이 된다.

블랑 드 발랑Blanc de Blancs 샴페인은 100% 샤르도네로 만든 샴페인이며 블랑 드 누아르Blanc de Noir는 피노 누아 100%로 만든 샴페인이다. 일부 생산자들은 와인을 나무통에서 발효시키기도 한다. 블랑제는 일부 샴페인만을, 크뤼그에서는 자사의 모든 와인을 이런 식으로 발효시킨다. 이렇게 나무통에서 발효시키면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의 발효보다 바디와 부케가 더 풍부해진다.

 

샴페인을 평가하려면 기포를 보면 된다. 기포는 샴페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로서 샴페인의 질감과 마우스필을 선사한다. 좋은 와인일수록 기포가 더 작고 풍성하다. 기포가 더 오랫동안 올라와야 좋은 샴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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