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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이블

스페인의 와인

by 노자극 2024. 7. 14.

 

스페인은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서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뒤를 있는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이지만 포도 경작지의 규모에서는 300만 에이커에 육박하여 세계 최대다. 

스페인은 1986년에 EU에 가입한 이후포도원과 와이너리들아 자본금 투입 면에서 이득을 누려왔다.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통과 새로운 포도원 울타리 설치를 비롯한 현대적 기술이 도입된 덕분에 스페인의 여러 와이누생산지 전역에서 우수한 와인을 빚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심한 건조 기후와 잦은 가뭄에 시달리곤 하던 탓에 1996년에 포도나무를 위한 관개 시설이 법적 요건으로 정해지면서, 스페인 와인 생산은 질이나 양 모두에서 눈이 띄게 향상되었다. 

스페인에서는  1970년에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Denominaci de Origen, DO (원산지 호칭법)이 제정되었고 1982년에 개정된 바 있다. 스페인의 DO 법에서는 프랑스의 AOC 법이나 이탈리아의 DOC와 마찬가지로 지역의 경계, 포도 품종, 와인 양조 방식, 에이커당 포도 산출량, 출시 전의 와인 숙성 요건을 규제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에는 모두 69개의 DO 지역이 있으며 이 중 두 곳인 리오하와 프리오라트는 더 상급인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칼리피카다 Denominaci de Oreigen Calificada, DOC 다. 

 다음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를 주요 포도 품종과 함께 정리한 표다. 

지역 포도 품종
루에다 베르데호
리베라 델 두에로 템프라니요
리아스 바익사스 알바리뇨
리오하 템프라니요
페네데스 마카베오, 카르베네 소비뇽, 카리녜나, 가르나차
프리오라트 가르나차, 카리녜나
헤레스 팔로미노

 

스페인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600종이 넘지만 다음이 와인 매장이나 레스토랑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스페인의 대표 품종들이다. 

스페인 토착 품종 청포도 마키베오, 베르데효, 알바리뇨
  적포도 가르나차, 모나스트렐, 카리녜나, 템프라니요
세계적 품종 청포도 샤르도네, 쇼비뇽 블랑
  적포도 메를로, 시라, 카베르네 쇼비뇽

 

1. 리오하

 리오하는 보르도의 남서쪽 방향으로 약 322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1800년대 이후로 와인 양조 양식에 보르도의 영향을 받아왔다. 필록세라 진디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퍼지며 보르도까지 침범하여 보르도의 와인 산업을 거의 초토화시켰던 1870년대에 보르도의 와인 메이커와 와이너리 운영자들 중 상당수가 리오하로 옮기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리오하에는 아직  필록세라가 발생하지 않았고 기후와 재배 조건이 보르도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와이너리와 포도원들을 세우면서 리오하의 와인 양조 방식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영향은 오늘날의 리오하 와인에 아직도 확연히 남아 있다.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와인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리오하는 여전히 최고의 레드 와인 생산지로서의 위상을 지켜가면서 질이나 양 면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있다. 현재 리유하의 포도 재배 면적은 15만 에이커가 넘으며 이 포도들 가운데 41%는 10년 사이에 심어진 것들이다. 리오하는 전통적인 스타일 내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와인 초짜들이나 수집가들 모두에게 호소력 있는 가격대로 아주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출시하고 있다. 한편 더 묵직하고 더 농축된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도 부상 중이며 이런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는 아옌데, 팔라시오스, 레메유리, 레미레스 데 가누사, 레몬도 등이 있다. 

리오하에는 공식 등급 체계는 없지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뉘는 품질 등급이 있다. 

 - 크리안사 Crianza : 최소한 1년의 오크통 숙성을 포함해 2년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 후 출시된다. 

 - 레세르바 Reserva : 최소한 1년 이상의 오크통 숙성을 포함해 3년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 후 출시된다. 

 - 그란 레세르바 Gran Reserva : 최소한 2년간의 오크통 숙성을 포함해 5~7년간 숙성된 후 출시된다. 

 

리오하 와인은 상표명을 보고 골라도 괜찮다. 다음은 눈여겨볼 만한 와이너리이며 상표명으로 더 유명한 곳에는 그 상표명도 병기해 놓았다. 

 

라 리오하 알타 ( 비냐 알베르디, 비냐 아르단사)

레메유리, 로페스 데 에레디아, 마르케스 데 리스칼,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마르티네스 부한다 (콘데 데 발데마르),

바론 데 레이, 보데가스 디나스티아 비방코, 보데가스 란, 보데가스 레미레스 데 가누사, 보데가스 로다,

보데가스 리오하나스 ( 몬테 레알, 비냐 알비나)

보데가스 몬테시요, 보데가스 무가 ( 무가 레세르바, 프라도 에네아, 토레 무가)

보데가스 브레톤, 보데가스 오발로, 보데가스 토비아, 세뇨리오 데 산 비첸테, 엘 코토, 이시오스, 콘티노, 팔라시오스 레몬도,

핀카 발피에드라, 핀카 아옌데

 

2. 페데네스

 바르셀로나 바로 외곽에 위치한 페데네스는 카바 Cava라는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의 생산지이며 이곳에서 카바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샴페인과 마찬가지로 자체적인 DO 하에 보호받고 있다. 카바는 차후에 차후에 차차 살펴보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페데네스 와인의 품종부터 알아보자. 

카바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샤르도네 카베르네 쇼비뇽 샤르도네
마카베오 가르나차 마카베오
피레야다 메를로 피레야다
샤렐로 템프라니요 레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을 얘기할 때 가장 유명한 이름은 코도르니우 프레시넷인데, 이 두 곳은 병 숙성 스파클링 와인 부문에서 세계 최대의 생산자다. (프레시넷의 소유주인 페레르 가문은 와인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품인 세구라 비우다스 카바의 생산자이기도 하다.) 이 와인들은 전통적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치고 가격이 비싸지 않다. 

 페데네스 지역은 카바 외에 뛰어난 품질의 테이블 와인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생산자들 중에는 토레스 가문이 대표적인데 토레스가 곧 품질을 대변하는 명칭으로 통할 정도다. 이 가문의 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란 코로나스 블랙 라벨은 100% 카베르네 쇼비뇽으로 빚어지며, 구하기 힘들고 값이 비싸다. 그러나 토레스 가문에서는 우수한 와인들은 모든 가격대에 걸쳐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평이 좋은 페데네스의 생산자들이다. 

  - 알베트 이 노야, 장 레옹, 마르케스 데 모니스트롤, 토레스 

 

3. 프리오라트

프리오라트는 스페인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스페인 와인 르네상스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간직하고 있다. 프리오라트에서는 카르투지오 수도회의 수사들이 800년이 넘도록 포도원들을 경작해 왔으나 180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정부가 경매를 통해 이곳의 땅을 지역 농민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러다 1800년대 말에 필록세라 진디 때문에 대다수 농민이 포도 재배를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 농민 상당수는 헤이즐넛과 아몬드를 대신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1910년 무렵엔 와인은 조합에서 거의 다 만들다시피 했고 25년 전까지만 해도 프리오라트는 대체로 성찬 와인의 생산지로 인식되어 있었다. 

1980년대 말 레네 바르비에르와 알바로 팔라시오스를 비롯하여 스페인의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자들 몇몇이 옛날의 카르투지오 수도회 포도원들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현재 프리오라트에서는 스페인 정부의 인증을 받은 최고 수준급의 레드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프리오라트는 2003년에 정부로부터 DO에서의 최고 등급을 부여받았다. 프리우라트의 포도원들은 해발고도 약 305~914미터에 자리 잡고 있다. 포도원 대부분은 경사가 너무 가팔라 기계를 쓸 수가 없어서 옛날 방식으로 노새를 부리며 농사를 짓고 있다.

 지극히 낮은 생산량과 수요량 때문에 저렴한 프리오라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상급 와인의 경우엔 병당 가격이 100달러를 거뜬히 넘어선다. 다음은 눈여겨볼 만한 프리우라트의 생산자들이다. 

 

 - 라 콘레리아 드스칼라 데이, 마스 라 몰라, 마스 이그네우스, 발 야크, 알바로 필라시오스, 클로 다프네, 클로 데 로박, 클로 마르티네, 클로 모가도르, 클로 에라스뮈스, 파사나우

 

4. 스페인의 화이트 와인

 

>> 루에다

 마드리드의 북서쪽에 위치한 루에다의 와인은 수백 년 전부터 이름이 나 있었으나 1970년대까지만 해도 팔로미노로 빚어지는 셰리와 유사한 스타일의 주정강화 와인이었다. 이제는 베르데호, 비우라를 원료로 쓰며 종종 쇼비뇽 블랑도 이용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을 빚는데 드라이하고 과일 풍미가 풍부하며 상쾌하다. 

 

 >> 리아스 바익사스

 갈리시아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인근에 위치한 리아스 바익사스에서도 1980년대부터 뛰어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 와인의 90% 이상은 알바리뇨 포도로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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