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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이블

이탈리아의 와인 2

by 노자극 2024. 7. 10.

 

앞서 이탈리아 최대 와인 생산지 토스카나 와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파트에서는 피에몬테, 베네토, 시칠리아 와인에 대해 알아보자. 

 

2. 피에몬테

 풀 바디의 레드 와인 가운데 세계 최상급으로 꼽히는 와인들이 피에몬테에서 생산되고 있다. 피에몬테의 주요 포도 품종은 바르베라, 돌체토, 네비올로 이렇게 세 가지이다.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 마을에서는 토스카나의 최상급 DOCG 와인 두 가지가 생산되고 있다. 이 '무게감 묵직한' 와인들은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들어지고 상당한 풀바디 스타일이며 알코올 함량이 높다. 따라서 어린 빈티지라면 식사에 곁들일 때 신중해야 한다. 자칫하면 음식을 압도할 수 있다. 

  바르바레스코 바롤로
포도 품종 네비올로 네비올로
최저 알코올 함량 12.5% 12.5%
스타일 바디가 가볍지만 섬세하고 우아함 비교적 풍미가 복잡하고 바디가 묵직함
최소 숙성 기간 2년 (1년은 나무통 숙성) 3년 (1년은 나무통 숙성)
'리제르바'의 의미 4년간 숙성 5년간 숙성
생산량 300만 상자 1000만 상자

 

다음은 크뤼급의 바롤로 와인들이다. 
- 라 모라, 라베라, 레 코스테, 모스코니, 몬빌리에로, 몬포르테 달바, 바롤로, 부시아, 브루나테, 브리코 로케, 브리코 산 피에트로, 브라콜리나, 세라룽가 달바, 체레퀴오, 카스틸리오네 파레토, 칸누비

 

피에몬테 와인 중 우수한 생산자들은 다음과 같다. 

 - 가야, 다밀라노, 도메니코 클레리코, 라 스피네타, 레나토 라티,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루치아노 산드로네, 마르카리니, 마르케시 디 그레시, 마르케시 디 바롤로, 마솔리노, 마스카렐로에 피글리오, 보르고뇨, 비에타, 체레토, 콘테르노 판티노, 프루노토, 피라, 피어 체사레

 

그해가 좋은 빈티지라면 바르바레스코는 최소한 4년은 두었다가 마신다. 같은 상황일 때 바롤로는 6년간 보관한다. 그러나 훌륭한 빈티지라면 바르바레스코는 6년간, 바롤로는 8년간 보관한다. 대다수 피에몬테 와인은 10년 사이에 스타일이 변했다. 과거의 피에몬테 와인들이 어린 와인일 때는 탄민 성분이 강해서 음미하기 부담스러웠다면 현재는 마시기에 편해졌다. 

 

3. 베네토

 베네토는 이탈리아 최대 와인 생산지다. 베네토라는 이름은 좀 낯설 테지만 사람에 따라 발폴리첼라, 바르돌리노, 소아베 같은 베네토의 와인은 언젠가 맛본 적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세 와인은 모두 일관성이 좋고 마시기 편하며 숙성이 따로 필요 없다. 품질 면에서 볼 때 브루넬로디 몬탈치노나 바롤로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테이블 와인이며 가격도 부담이 없다. 셋 중에서 가장 최상급으로 발폴리첼라다. 다음은 찾기 쉬운 베네토 생산자들이다. 

 - 볼라, 산타 소피아, 수아비아, 안셀미, 알레그리니, 체나토, 퀸타렐리, 폴로나리

 

>> 아마로네

 '아마로네'라는 이름은 '씁쓸하다'는 뜻의 Amat와 '크다'는 뜻의 one에서 유래되었다. 아마로네는 발폴리첼라 와인의 일종으로 베네토 지역 특유의 양조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각 송이마다 가장 잘 익은 포도만 선별해 거적에 깔아서 말라 다음 건포도화시켜서 만들어진다. 아마로네를 양조하는 와인 메이커들은 당분을 대부분 발효시켜 알코올 함량을 14~16%까지 높인다. 아마로네의 법정 최저 알코올 함량은 14%다. 발폴리첼라는 1990년 이후 포도원의 규모가 2배나 늘었다. 다음은 눈여겨볼 만한 아마로네 생산자들이다. 

 - 니콜리스, 로마노 달 포르노, 마시, 베르타니, 알레그리니, 체나토, 체사리, 퀀타렐리, 테데스카, 토마시, 톰마소 부솔라

 

4. 시칠리아

 판텔레리아섬은 달콤한 주정강화 와인 마르살라와 지비보(무스타토)의 생산지로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떨쳤지만 시칠리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울 만한 와인을 갖지 못했다. 시칠리아의 와인은 대부분 블렌딩 용도의 벌크 제품으로 프랑스나 북부이탈리아로 실려 갔다. 

그러다 1983년에 정부에서 샤르도네, 카베르네 쇼비뇽, 시라 등 세계적 품종의 포도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포도원 운영과 와이너리 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법도 도입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2000년 무렵 여러 와이너리가 토착 품종으로 최상급 와인을 만드는 데 힘을 쏟으며 레드 와인용으로는 네로 다볼라, 네렐로 마스칼리세에, 화이트 와인용으로는 그릴로, 카타르토, 인촐리아에 주력하게 되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자 이탈리아 전체에서 4위의 와인 생산지인 곳으로 생산자는 453곳, DOC 와인 23개, DOCG 와인 1개를 보유하고 있다. 

 

§ 이탈리아의 화이트 와인

 1980년대만 해도 이탈리아의 화이트 와인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와인 메이커들이 레드 와인의 양조에 매진하던 상황이었다. 그 무렵 시중 출시 상품 중 가장 인기 있었던 화이트 와인인 오리비에토 소아베, 프라스카티 피노 그리지오, 베르디킬은 요즘도 여전히 저렴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맛의 일상 와인으로 유통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화이트 와인 생산지는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와 프리룰리 베네치아 줄리오 (콜리오)가 꼽힌다. 두 지역에서는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 같은 세계적인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이 품종들은 코르테세, 아르네이스, 베르멘티노, 그레케토, 피아노, 가르가네가, 팔랑기나를 비롯해 시칠리아의 스위트 와인의 재료로 쓰이는 유명한 지비보 등의 토착 품종과 함께 이탈리아 전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뛰어난 화이트 와인의 탄생에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눈여겨볼 만한 이탈리아의 화이트 와인이다. 

스타일 생산자
가비 예르만 '빈타제 투니나'
베르나차 디 산 지미냐노 안티노리 체르바로 델라 살라 샤르도네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시  칸티나 테를라노 테를라네르 클라시코
클라시코 수페리오 레리비오 펠루가 소비뇽 블랑
콜리오 샤르도네 라 스콜라 가비 데이 가비 블랙 라벨

 

이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인들에게 와인은 소금이나 후추처럼 음식의 맛을 돋우기 위한 양념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 후로 와인 양조는 좀 더 사업화가 되었고, 이탈리아의 와인 메이커들의 철학도 크게 바뀌었다. 이제는 전 세계의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한 더 뛰어난 와인을 목표로 현대적 기술, 최신식 포도원 과리법, 현대적인 와인 양조법을 활용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같은 비전통적인 포도 품종을 사용한 와인 양조에 도전해 왔다. 이런 실험은 캘리포니아에서의 실험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시 말해 이탈리아는 말 그대로 수천 년간 이어져온 전통을 깨고 있다. 이탈리아의 양조업자들은 수출 시장에 더 우수한 와인을 내놓기 위해 수십 세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와인 양조 기술을 버려야만 했다. 

 소비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뉴스일 테지만 이탈리아의 와인은 25년 사이 가격이 크게 뛰기도 했다. 이탈리아 와인 중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고가에 드는 와인도 있다.